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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19. 더위 물리치는 여름의 참맛, ‘수박’!

  전 세계인이 즐기는 수박은 여름철 더위를 물리치는 대표 과일이다. 약 5,000년 전 아프리카 나일강 유역의 고대 이집트에서 기원한 수박은 초기엔 지금처럼 달지 않고 쌉쌀하며 과육이 희거나 노란색이었다고 알려졌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를 거쳐 전 세계로 퍼졌다.

  국내에선 13세기 고려시대 「고려사」 등 문헌에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국내 최초의 수박은 고려시대 충렬왕 때 원나라에서 귀화한 홍다구가 원나라로부터 가져와 개성에 심었다고 알려진다. 다만 고려를 배반하고 몽골에 귀화한 그의 행적 때문에 조선시대 말까지 수박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다. 「세종실록」에는 수박을 훔친 내시를 처벌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귀한 과일이었다.

  국내에서 수박의 본격적인 상업 재배는 일제강점기 이후부터다. 우장춘 박사는 일본 연구자가 개발한 씨 없는 수박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이를 국내 육종학 발전에 응용했다. 덕분에 현재 국내 유통되는 수박 품종은 매우 다양하다. 블랙망고수박은 3~4kg 내외 타원형의 베개 모양에 과육이 노란 망고와 비슷하면서 13Brix 이상의 높은 당도로 인기이며, 1~2kg 내외의 소형 크기로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는 애플수박은 1인 가구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박의 세계 최대 생산국과 소비국은 모두 중국이다. 2023년 기준, 중국은 연간 약 6,000만 톤 이상을 생산하고, 소비량 또한 연간 7,000만 톤으로 세계 전체 소비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2023년 기준 수박 생산량은 약 46만 톤이며, 주요 재배지는 경북 성주, 전북 고창, 충남 부여 등이다. 최근에는 고설베드, 수직재배 등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수박 생산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수박은 영어로 워터멜론(Watermelon), 한자로는 수과(水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9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여름철 수분 보충을 통한 탈수 예방과 체온 조절에 최적이다. 100g당 약 30kcal로 저열량으로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풍부한 비타민 A는 시력 보호와 면역 기능 강화에 좋으며,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피부 건강에 이바지하고, 칼륨은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수박의 붉은색 성분인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노화 방지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수박에 포함된 아미노산 시트룰린은 혈관 확장과 혈류 개선을 도와 고혈압 환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식이섬유는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하는 등 장 건강을 돕는다. 수박씨에는 리놀산이 많이 들어 있어 수박 주스로 만들 때 씨도 함께 넣어 갈아서 마시면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수박껍질 또한 비타민 A, B6, C, 칼륨, 마그네슘, 시트룰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차나 요리 재료로 사용하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박은 찬 성질을 지녀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설사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당분 함량도 높기에 당뇨병 환자는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