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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건국 이래 첫 ‘농지 전수조사’ 착수

부동산 가격 안정과 ‘경자유전’ 원칙 확립에 사활
농식품부, 수도권 및 투기 위험군 중심 집중 점검 체계 가동

  지난 2월 말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농지 전수조사’는 국내 농지 정책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 파악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농지 투기 차단과 경자유전 원칙 회복이라는 강한 정책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이번 전수조사 지시는 급등한 농지 가격과 투기 문제에서 출발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농지가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실제 경작이 어려워졌다.”라며 농지 관리 전반의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개발 호재 지역 농지는 일반 농지 대비 수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가격이 형성되는 등 투기 수요가 확산한 상황이다. 이에 전수조사를 통해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한다)’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강력한 처분 명령을 통해 땅값을 하향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이번 지시의 본질이다.

  그간 농지 조사는 한계가 뚜렷했다. 정부는 매년 ‘농지 이용 실태조사’를 실행해 왔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전체의 약 10% 수준만 표본 조사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나머지 90%에 관해 감시 사각지대가 생겨 실제 경작 여부, 불법 임대차, 무단 휴경 등 위법 행위를 충분히 가려내지 못했고,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 소유’ 문제도 지속해 제기돼 왔다. 특히 부재지주 비율이 높고 임대차 관계가 불투명하여 실태 파악 자체가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존재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수조사 시행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대상과 방식, 인력·예산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며, 드론과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경작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사항 확인 시 즉각적인 매각 명령 등 징벌적 조치를 병행할 방침이다. 특히 ▲개발 호재가 집중되어 지가 상승 폭이 큰 지역 ▲외지인이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후 방치한 농지 ▲규제를 피해 편법으로 취득한 사례가 의심되는 지역 등 ‘투기 위험군’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다만 전국 단위 조사에 필요한 행정 역량과 예산 부족, 임대차 관계 확인의 어려움 등 현실적 제약으로 구체적 실행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분명하다. 우선 농지의 실제 이용 실태를 명확히 파악해 불법 보유·이용을 적발하고, 필요하면 처분 명령이나 강제 매각까지 추진함으로써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다. 동시에 헌법상 원칙인 ‘경자유전’을 회복하고, 농지 가격 안정화를 통해 청년 농업인과 귀농·귀촌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목표도 담겨 있다. 궁극적으로는 농촌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는 단순한 행정조사를 넘어 농지 제도의 근본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조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농지 관리 시스템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확보, 임차농 보호 대책, 데이터 정비 등 후속 정책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