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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스트레스로 고품질 잡은 상추, 고급 식탁을 사로잡다!

충남 논산시 ‘파머스트루’

  충남 논산에서 적상추를 재배하는 ‘파머스트루(Farmer’s True)’ 권진실(30) 대표는 요즘 농업계에서 주목받는 청년 농부다. ‘코로나19’로 기존에 하던 의류 원단 가공업이 흔들리던 시기에 권 대표는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 농업기술을 이어받아 귀농을 결심했다. 농장은 현재 스마트팜 수경재배 시설을 통해 적상추 중심으로 연간 80톤가량을 수확한다. 고품질 상추 생산을 위해 물이 줄이는 등의 스트레스 농법을 통한 차별화로 서울의 고급 외식업체로 출하하는 프리미엄 상추 농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아버지께 농사 배워 귀농해 상추 분무형 수경재배 도입

  권진실 대표는 대전광역시 출신으로 과거엔 의류 원단 가공을 하다 ‘코로나19’로 산업이 침체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때 시부모님의 상추 농사 기술을 물려받아 귀농 가능성을 모색했고, 2022년 남편과 함께 본격적인 창업농의 길에 들어섰다.

  “시아버지께서 농사 경력이 오래되시고, 상추 시장 출하에서도 해마다 1등을 다투셨을 만큼 재배 면에서 뛰어나세요. 기술을 배운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죠. 귀농 결정엔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남편이 큰 힘이 됐어요.”

  권 대표는 귀농 첫해 2,400평 규모의 단동하우스를 시작했고, 이후 충남도의 ‘청년 맞춤형 스마트팜 보조 사업’을 통해 사업비를 지원받아 새로운 농업의 길을 개척했다. 현재는 연동하우스를 포함해 총 3,300평 규모로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흙 대신 물로 키우는 분무형 수경재배 방식을 택했다. 영양분이 섞인 물이 뿌리 아래쪽에서 순환 방식으로 분무식으로 뿌리에 영양을 공급해 상추를 키운다. 이땐 상추 뿌리에 직접 닿는 흙이 없어 병해충에 강하고, 청결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물 사용량과 냉난방 설비 운영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친환경성과 품질 면에서 수경재배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뿌리에 물과 영양분을 안개처럼 분사해요. 흙이 없는 대신에 물을 많이 사용하지만, 친환경적이면서 병해충 관리에 유리하죠.”

  현재 재배 작물은 적상추로 주로 ‘선풍골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선풍골드’는 2021년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통령상에 빛나는 우수 품종이다. 논산은 적상추의 주요 생산지 중 하나로 전국 2위 규모로 알려졌다. 적상추는 청상추보다 평균 가격이 높고 재배가 더 어렵다. 특히 붉은색 발현이 어려워 품질관리가 중요하며, 이는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트레스 줘 고품질 붉은색으로 수확하는 적상추

  적상추는 심은 지 2주 후부터 수확 가능하며, 여름에는 50일, 겨울에는 6개월간 수확할 수 있다. 여기서 경쟁력은 색, 크기, 두께의 세 요소에 달려 있다. 특히 특유의 빨간색 발현이 어려운데, 권 대표는 의도적인 스트레스 기법을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차광막을 사용하지 않으며, 차광할 땐 최소화로 해요. 작업자가 농장에 들어갈 때만 약하게 차광하는 정도죠. 물 역시 의도적으로 덜 줘서 스트레스를 일으키고요. 상추가 죽지 않을 만큼 스트레스를 유도하면 고품질로 빨갛게 물들거든요.”

  권 대표는 보기 좋은 색상과 먹기 좋은 크기만 출하하면서 ‘잘 키우는 것보다 잘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꾸준한 고품질 생산이 곧 신뢰’라는 철학으로 철저한 관리와 선별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큰 상추나 작은 상추는 과감히 폐기하고, 일정한 크기의 상추만 선별해 출하한다. 수확 주기도 철저히 관리하여 4일 간격으로 한 줄씩 수확하고 있다. 직접 재배하면 생산량 욕심 때문에 오히려 품질 유지가 어려워 수확 전담 직원을 고용 후 철저한 선별 시스템을 통해 상위 품질만 내보내고 있다.

  엄격한 품질관리 덕분에 농장의 적상추는 작목반 등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출하하고 있다. 서울의 고급 일식집이나 고깃집 등 프리미엄 시장이 주된 출하처다. 품질별로 한 상자 가격이 몇만 원까지도 큰 차이를 보이는 적상추 시장에서, 권 대표의 상추는 여름철 10만 원, 겨울철 2만 원 이상으로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80톤가량이다.

  오직 품질로 승부하는 권 대표는 앞으로도 상추에 집중하며, 규모보다 품질과 신뢰를 앞세운 경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감각과 기술이 어우러져 차별화한 성과를 거두면서 농업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성공적인 귀농 사례는 젊은 세대에게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