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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호두의 품질과 자존심 지킨다!

충북 옥천군 ‘도덕봉농원’

 

 충북 옥천군 ‘도덕봉 농원’ 강병택(49) 씨는 아버지 강영근(72), 어머니 윤영수(67) 씨를 모시고 함께 호두를 재배하고 있다. 해발 400~450m에 자리한 농장에선 한 해 30~40t의 호두를 생산한다. 잘 부숙된 우분을 공급해 관·배수에 신경 써 키워낸 호두는 백로(白露)부터 일일이 긴 장대를 이용해 털어낸다. 농장에선 최근엔 파파야, 미니 파인애플, 석화 등을 재배하면서 복합 영농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40t 호두 생산하고, 접목묘도 생산해 판매

 

 농지 면적 8만 7,000평 ‘도덕봉 농원’은 충북 옥천과 영동, 경북 상주의 가운데라 할 수 있는 천금산 자락 해발 400~450m에 자리해 있다. 과거에는 유기농 복숭아를 재배하다 2009년 병택 씨가 부모님 일을 돕기 위해 귀농한 뒤 2010년에 호두로 작목을 변경했다. 냉해 등 기후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한 해 평균 30~40t의 호두를 생산하고 있다.

 

 “원래 부모님께선 유기농 복숭아를 재배하셨는데, 부가적으로 재배하던 호두가 해마다 매출이 오르더라고요. 제가 2009년에 부모님 일을 도우러 귀농한 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호두나무를 심기 시작한 거죠.”

 

 

 국내 호두 시장은 재래종과 ‘신령’ 품종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도덕봉 농원’도 호두 품종으로 재래종인 ‘수원 3호’와 ‘신령’을 재배하고 있다. ‘신령’은 다수확 특성에 재래종보다 껍질을 까서 먹기가 편한 장점이 있다. 농장에선 호두 수확이 끝난 후에 어린 나무 줄기를 절단해 겨우내 저온 창고에 보관했다가 묘목도 판매하고 있다.

 

 호두는 국내 산지 생산량이 부족해 국내 호두 소비량의 9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산보다 가격이 1/5 혹은 1/6 정도로 싸서 국내 재배 농가에선 어려움이 많다. 특히 국내 재배에선 인건비 비중이 가장 큰 문제다. 취재 당시에도 농장에선 외국인 근로자 10여 명이 수확한 호두를 수작업으로 까고 있었다. 수확 후 보통 5~7일간 삭힌 후 38~40℃에서 20시간 저온 건조(반건조) 후 납품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농장에선 연 매출 약 7억 원 정도를 벌고 있다.

 

 “수확 뒤 씻은 호두는 크기별로 선별한 뒤 일일이 한 알씩 무게도 재면서 쭉정이 등을 골라내죠. 주로 농협과 거래처로 출하하고 있어요. 인건비 부담이 상당해서 해마다 조금씩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이죠.”

 

 

부숙된 우분 공급해 관·배수 신경 써 키워 수작업으로 수확

 

 농장에선 호두를 백로 절기에 맞춰 조생종인 ‘수원 3호’부터 수확하기 시작한다. 수확 작업은 기계가 아닌 수작업인데, 이때는 20명 정도의 인력이 투입된다. 이후 추석 즈음엔 ‘신령’ 품종 수확도 이뤄지는데, 이땐 70명 정도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다. 호두 수확은 긴 장대를 이용해 나무를 털어내는 방식이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수확하는 데다 인부도 수십여 명이다 보니 인력 관리는 늘 중요한 과제다.

 

 수확한 뒤 낙엽이 지면 잘 부숙된 우분 등을 퇴비로 공급한다. 호두나무의 낙엽과 우분을 섞어 15일 단위로 주기적인 교반 작업을 통해 미생물 없이 자연 발효한 퇴비는 호두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도움을 준다. 2월 말에서 3월 초엔 오리목좀벌레 등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둥치 1m 정도 아래를 2회씩 소독한다.

 

 호두나무 물 공급은 직접 땅을 파 저수지를 만들었다. 농장엔 관주 공사를 하고 점적 방식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오면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로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농장이 산속에 있다 보니까 애로 사항이 많아요. 과거엔 마을 저수지를 농사용 물로 사용했는데, 사용하는 양이 많아 눈치가 보여서 직접 관정을 파야 했죠. 산속을 오가려니 계속해서 길을 내거나 무너진 길을 다시 관리해야 하고요. 굴착기나 차량이 산속을 지나다 미끄러지거나 전복되는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할 때도 있죠.”

 

 

 농장에선 복합 영농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파파야, 미니 파인애플, 석화 등을 재배하고 있다. 적은 면적으로 시험 삼아 재배하면서 지역 로컬 푸드 등으로 출하해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이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농사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부모님이나 저 역시 그런 생각으로 농장의 경쟁력을 키우려고 계속해 투자하고 있죠. 농업인이 잘사는 농촌이 되려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보단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늘 고민해야 하는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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