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시설오이 농장인 ‘수확의정석’은 이름처럼 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과 성실한 노력이 돋보이는 곳이다. 석범진(35) 대표는 리서치 회사 연구원 경력을 바탕으로 농업을 단순노동이 아닌 사업으로 인식하고, 아내 정맑음(34) 씨와 누구보다 치열한 4~5년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데이터와 과학적 접근을 통해 농업의 미래를 설계한 그는 올해 9월 스마트팜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했다. 앞으로 아산시에서 ‘오이’하면 석범진이 떠오를 만큼 성공한 농업인이 되고자 차곡차곡 경험을 쌓고 있다.
사업으로써 농업의 가능성 보고, 면적당 생산량 많은 오이 선택
석범진 대표는 농업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데이터 분석 능력과 전략적 경영 방식이 적용될 수 있는 산업으로 바라봤다. 현장 자료와 농업 통계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단위 면적당 생산량의 한계와 좁은 경작 면적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통한 생산량 증대와 앞으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재배면적 확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로 농업을 시작했다.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와 충남농업기술원 실습, 기업 재배사 근무 등을 거쳐 약 5년간 체계적으로 실습과 교육을 쌓았어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농업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죠.”
작물 중 시설 오이를 선택한 이유는 높은 환금성과 단위 면적당 높은 생산량 때문이다. 오이는 정식부터 수확까지 약 1개월이면 가능하고, 면적당 생산량도 상대적으로 많다. 노동 강도가 세서 젊은 층에선 꺼리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시장 경쟁이 덜한 점도 매력적이었다.

“초기 면적이 작았기에 생산량을 극대화할 작물로 오이가 최적이라고 판단했어요. 3년간 다양한 작물을 실습한 결과, 오이 작업이 가장 잘 맞았다는 점도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었죠.”
농장 실제 재배면적은 약 900평이다. 올해 8월 말 시설을 완공 후 9월 5일 정식해 추석 기간부터 첫 출하를 시작했다. 베드 위 코이어 혼합 배지에 양액을 공급하는 수경재배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는 혹한기를 대비한 월동 작기 품종인 ‘굿모닝’ 백다다기를 재배하고, 다음 봄 작기에는 다른 품종을 재배할 계획이다.
“하루 평균 수확량은 약 300~400kg, 평당 300g~400g 수준이에요. 품질은 대체로 좋지만, 최근 날씨 영향으로 오이가 다소 얇게 나오기도 해요. 시작치곤 나쁘지 않죠(웃음).”
스마트팜 문제 시 초기 대응에 집중하면서 오이 직거래 준비
석 대표는 농업의 정확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팜 기반의 복합 환경 제어 시설을 구축했다. 온실은 철골 구조에 이중 피복과 보온 커튼을 씌웠고, 보일러·양액기·복합환경제어기를 운영한다. 스마트팜 운영 초기엔 시설물에서 누수, 파열, 멈춤 등 크고 작은 문제가 항상 발생하는데,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온실은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제가 얼마나 빨리 문제를 발견하느냐가 피해 규모를 결정하더라고요. 결국 시설 관리의 핵심은 농장주의 관심과 현장 점검이죠. 그리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처음부터 시공 능력과 자재가 좋은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초보 농부에겐 농업 관계 기관과 연계한 여러 도움도 아주 중요하다. 석 대표는 귀농 전에 충남농업기술원의 ‘청년 스마트팜 청년 창업 교육’을 이수하면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스마트팜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초기 자본 마련 역시도 충청남도 자립형 스마트팜 구축 사업의 보조금 지원을 받았으며, 이러한 지원 덕분에 스마트팜 사업 모델을 실현할 수 있었다. 더불어 아산시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재배사 실습도 큰 자양분이 되었다.
현재는 오이 전량을 서울 가락동의 경매 시스템을 통해 출하하지만, 시세 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유통 경로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가락동 시장 70%, 개인/온라인 유통망 30%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온라인 직판을 위한 사진 촬영과 유통 준비도 시작했다.
석 대표는 창농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서면 보고서(데이터)와 현장의 이야기를 모두 냉철하게 검토하고 결정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떤 한 사람의 말에 전적으로 의지하거나 추종하지 말고, 온전히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성공한 농업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선 아산시에서 ‘오이’하면 석범진이 떠오를 만큼 좋은 성과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업 규모와 면적을 확장하여 자신이 시간을 계획하고 사용할 수 있는 주도적인 삶을 꿈꾸고 있다. ‘수확의정석’ 농장의 오이가 그 이름처럼 정석 같은 성실함의 결과물로 자리 잡을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