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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조재호 제31대 농촌진흥청장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현장과 소통’을 강조하고, 연구 개발 및 기술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

 

 5월 16일 제31대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취임했다. 조 신임 청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직 등을 역임했다. 취임 후 두 달여간 농업인 눈높이에서 현장과 소통을 강조하고, 연구 개발 및 기술 보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목표에 집중해왔다. 특히 기후변화, 식량 안보, 인구 감소 등 주요 위기에 대응하면서 현장과 가까이 있으려 애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월 20일 전문지 기자단과 첫 간담회에서 조 청장은 “정부의 농식품 산업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조직 혁신으로 농업·농촌 및 농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겠다”라며, “국정 목표인 ‘살고 싶은 농산어촌을 만들기 위해’ 조직 문화를 혁신하고 연구 개발과 기술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Q. 지난 5월 취임 후 소회와 포부를 듣고 싶다.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려는 사업에 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A. 기후변화, 식량 안보, 인구 감소 등 농업·농촌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초대 농촌진흥청장으로 임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취임 이후 농업·농촌 현장의 현안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동시에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의 저출산, 고령화로 지방 소멸론이 대두되고,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 등 풀어가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성장 산업으로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농업, 국민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전념할 계획이다.

 

 우리 청은 정부의 농식품 산업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조직 혁신으로 농업·농촌 및 농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주요 추진 정책은 국정 과제를 기반으로 5개 분야를 최우선으로 두었다. ① 식량 안보·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식량 자급률 향상 ② 농업·농촌의 미래 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R&D 투자 확대와 기술 지원 ③ 농업·농촌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 기술 개발·보급 ④ 청년 농업인의 농촌 유입 촉진 및 활기차고 살고 싶은 농촌 환경 조성 ⑤ 우리 농업 기술의 해외 진출 촉진 및 선진국/개도국과 파트너십 확대이다.

 

 

Q. 과수화상병의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데, 확산 저지를 위한 신속 진단 기술, 예측 정보 시스템의 구축, 약제 방제 등 선제적 종합 방제 기술 개발 전략을 알고 싶다.

 

A. 우리 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신속·정밀 진단을 통한 사전 제거, 예측 정보에 기반한 개화기 방제 기술, 새로운 약제 선발 및 전 생육기 재배 관리를 통한 경종적 관리 기술 등 종합 방제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진단 기술로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술(Real time PCR)’을 활용하여 발생 현장(수원, 충주)에서 바로 진단하는 체계를 확립하였다. 확진 기간을 기존 3~5일에서 당일 1.5시간 이내로 단축하여 통보 가능해졌다.

 

 사전 제거로는 ‘RT-PCR’을 활용하여 동절기 궤양 등 유사 증상에서 화상병균 검출 기준을 정립하였다. 올해 개화 전에 64개 과원을 진단하여 사전에 전염원을 제거한 바 있다.

 

 개화기 방제로는 국내 환경에 맞는 ‘화상병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K-Maryblyt)’을 개발하여 전국 36개 시군 382개소에 설치하였다. 이를 활용해 개화기 예측 경보에 따라 2회 방제하였을 때 만개 후 2회 처리 방법보다 16% 이상의 높은 방제 효과를 확인하였고, 이를 전국 사과·배 농가에 2회 문자로 알려 적기에 방제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경종적 방제로는 작업 도구 소독 방법을 구명하면서 이의 실천을 위한 전정 가위 휴대용 소독 장치를 개발·보급하였다. 사과나무 화상병 궤양과 유사한 다른 궤양을 현장에서 구분하는 방법도 개발·보급하여 동절기 궤양 제거 실천에 활용한 바 있다.

 

 새로운 방제 약제 개발에도 나서 현재 많이 사용하는 항생제 등의 합성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미생물제 및 박테리오파지 등을 찾아 화상병 방제 효과를 확인하였다. 실제 과수원 환경 등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이상의 방제 기술들은 사과·배의 재배 과정에서 화상병 방제를 위한 농작업이 추가되는 노력이 요구되므로 현장에서 농업인들이 쉽게 실천할 방안을 마련해 보급할 방침이다.

 

 

Q. 지역 농업 활성화를 위한 지역 맞춤형 신품종 개발·보급과 고부가가치 중심의 지역 특화 작목 산업화를 위한 농촌진흥청의 노력과 그간 성공 사례가 궁금하다.

 

A. 우선 지역 활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대응 주체로 거점 연구 기관 육성에 나섰다. 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한 지역 농업 R&D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1992년부터 지역 특화 작목 연구소를 현재 46개소 설치하고, R&D 혁신 주체로 육성하고 있다.

 

 충남의 ‘설향’ 딸기는 대표적인 지역 특화 작목 육성 성공 사례로 들 수 있다. 국가와 지역의 산학관연 R&D 협력을 통한 우수 품종 육성 및 재배 기술 개발·보급으로 국가 브랜드 작목 및 수출 효자 품목으로 성장하였다. ‘설향’ 국내 보급률도 가파르게 상승해 2006년 8.6%에서 지난해 84.5%로 올랐고, 국내 육성 딸기 품종 보급률도 함께 오르면서 2006년 17.9%에서 지난해 96.4%까지 상승했다.

 

 지역 맞춤형 우수 신품종 개발·보급을 통해선 지역 브랜드 작목으로 성장한 우수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의 선인장/다육 식물, 전북 파프리카, 전남 참다래, 경남 화훼 등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유망 지역 특화 작목 육성과 성공 사례 확산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국가 균형 발전 및 농가 소득 증가를 이끌 방침이다.

 

 

Q. 세계적으로 글루텐 프리(gluten-free)가 대세지만,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쌀가루 이용의 한계가 분명해진다. 글루텐 성분이 없는 쌀가루의 가공 적성을 보다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 노력이 궁금하다.

 

A. 그간 청에서는 가공 전용 쌀 10개 품종을 개발했는데, 분질미 ‘바로미2’ 등 4개, 연질미 ‘한가루’ 등 6개 품종이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하거나 글루텐 등 첨가제를 활용한 빵류·면류 가공 기술 개발 연구도 진행하여 쌀가루를 활용한 빵류·면류 제조 방법 및 레시피를 개발했다.

 

 앞으로는 수입 밀가루를 대체하고 국산 쌀가루의 이용성을 향상하기 위해 밀가루 소비가 많은 대중 제품을 중심으로 분질미 쌀가루에 밀가루나 식품 첨가제를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쌀가루의 부침가루 원료 이용성 증진 기술’ 개발(’22~’25)에 나서 쌀·밀가루 혼합 부침가루의 적정 혼합 비율, 100% 쌀 부침가루의 품질 증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쌀가루의 제과 및 제빵 원료 이용성 증진 기술’ 개발(’22~’25)에도 나서 글루텐 첨가하지 않는 분질미와 밀가루 적정 혼합 비율을 설정하고, 밀가루 사용 없이 최소 글루텐만을 첨가한 100% 분질미 제과·제빵 기술도 개발할 방침이다.

 

Q. 여성 농업인의 고질적인 농부증(근골격계 질환) 완화와 폭염 등으로 인한 건강 저하, 과중한 농작업으로 인한 피로를 해소할 농촌 여성 맞춤형 건강 관리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A. 여성 농업인 특수 건강 검진 사업의 도입·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 연구로서 건강 위험 요인 평가, 검진 데이터 분석,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수 건강 검진 사업은 올해 20억을 들여 시범적으로 9,000명을 대상으로 하고, 2023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본 사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성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과 사고 현황 통계 제공 등 예방 정책 지원에도 힘을 쏟는데,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및 손상 조사(1만 2,000개 농가), 농업인 안전 보험 자료 분석 등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의 주요 사고, 질병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 교육·홍보와 고위험 농작업 중심으로 편이·안전 증진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예방 시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교육·홍보로는 농업인 학습 단체, 질병 관리청 등 관련 기관과 연계하여 여성 농업인 농기계 교육, 질병 예방 교육·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 유튜브 홍보 4편(’22.4)을 제작 보급하였고, 올해 하반기에는 예초기와 수확기 안전 콘텐츠도 제작 홍보할 예정이다. 편이·안전 기술 보급에도 힘쓰는데, 농작업 편이 장비·개인 보호구를 개발하여 실용화하고, 농업인 건강 안전 정보를 ‘농업인 안전 365(farmer.rda.go.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근골격계 질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웨어러블 근력 보조 장치 개발을 착수하였으며, 폭염 대비 농업인 스마트밴드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