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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후계농 되어 직거래·가공·체험에 변화를 더하다!

충북 음성군 ‘승호네농장’

  충북 음성군에서 3대째 50년 넘게 사과 농사를 이어온 ‘승호네농장’은 최근 청년 농업인 오승호 씨(31)의 합류로 새로운 활력을 맞이하고 있다. 승호 씨는 2만 평 규모의 사과·복숭아 과수원에 전문성과 현대적 감각을 접목하여 농장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직거래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바꾸고, 세분화 가공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체험 프로그램 전문화와 재배 방식의 변화에도 나서 후계농이 이끄는 긍정적인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정말 맛있다는 후기에 매력 느껴 과수원 후계농 도전

  오승호 씨는 7살 때 굴착기를 몰았다는 일화처럼 어려서부터 부모님 농장을 자연스럽게 도왔다. 열심히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부모님의 모습과 재배한 사과가 맛있다는 고객들의 후기를 직접 접하며 농업의 매력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식품공학과에 진학해 가공 분야에도 전문성을 쌓아 농장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청년 농업인이 됐다.

  “손님들이 직접 따 먹어보고 맛있다고 말해주는 점이 정말 좋았어요. 일이 힘든 걸 알았지만, 보람과 매력이 더 크게 느껴졌죠.”

  농장은 약 2만 평 규모의 복합영농 구조다. 사과와 복숭아가 주력 작물이며, 체리, 돼지감자, 배 등도 재배하고 있다. 사과는 거의 전량 ‘후지’ 품종이며, 복숭아는 ‘엘바트’, ‘대향금’, ‘대백경’ 등 조생종부터 만생종까지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사과는 전량 직거래하며, 복숭아는 저장성이 떨어져 약 30~40%만 직거래로 판매하고 나머지는 도매 출하한다.

  “농장 작업은 저와 부모님까지 세 명이 일 년 내내 하다 보니 농한기가 따로 없을 정도로 바쁘게 운영해요. 특히 내세울 점이라면 100% 직거래로 판매하는 사과인데, 맛과 향이 뛰어나 단골들이 꾸준히 있어요.”

  승호 씨는 최근 가장 신경 쓰는 일이 있다. 농장의 오래된 사과나무를 다축 재배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현재는 50년 이상 된 개심형 수형이므로 수세가 강하여 웃자란 가지가 많이 나와 연간 세 번의 가지치기가 필요한 비효율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축 재배는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고, 일조량도 많아져 과실의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 결제 도입 등 변화에 힘쓰면서 복합문화공간 조성 포부

  오승호 씨는 농장에 합류하면서 농장을 변화시키는 데 힘 쏟고 있다. 우선 승호 씨 부모님은 수기 택배 접수, 현금 위주의 거래만 가능했는데, 승호 씨가 합류하면서 카드 결제를 도입했다. 택배 송장은 컴퓨터로 즉시 출력하면서 일이 줄었고, 주문 관리·고객 데이터 축적도 가능해져 고객 맞춤 안내도 강화하면서 직거래 비중과 택배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승호 씨는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농식품 가공 창업 과정을 이수하는 등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가공사업도 이끌고 있다. 주력 가공품은 사과주스이며, 돼지감자, 배 도라지 주스 등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법인명을 ‘사과꽃 향기’로 정하고, 시대 흐름에 맞춰 기존의 화려한 패키지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체험 프로그램도 바꾸고 있다. 주먹구구식이던 전과 달리 사과 수확 체험은 단체 손님 위주로만 진행하여 개별 체험 시 발생하는 작업 효율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농장에 수국과 구절초 꽃밭 등의 포토존도 조성해 볼거리도 늘렸다.

  “체험비는 기존 고객과의 신뢰와 직거래 주문이라는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해 동결했어요. 체험엔 올해만 약 400명 이상이 방문해 자연스레 직거래가 늘었죠.”

  음성군청과 농업기술센터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지원사업 등에도 도움을 얻고 있다. 승호 씨는 군청 사업 지원을 받아 패키지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체험 관련 편의시설(포토존, 배너 등) 설치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농업기술센터를 통해선 토양검정·병해충 정보 등을 제공받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승호 씨의 최종 꿈은 농장을 기반으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약 6,000평 규모의 신규 과수원에 대형 가공장과 체험장을 짓고, 자신의 식품공학 관련 전문성을 활용하여 사과 고추장 담그기, 사과 파이 만들기 등의 농식품 가공 체험을 운영할 계획이다. 여유가 된다면 카페도 만들어 음성군의 명소로 농장을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각화 전략으로 농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싶죠. 수확부터 가공 체험, 식사, 휴식까지 한 번에 즐길 공간을 만들어 음성 농업의 미래를 밝히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