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파프리카 종자의 95%는 네덜란드 등 외국에서 사온다. 가격은 지난해 기준 1g에 15만 원으로, 1g에 10만 원 안팎인 금보다 비싸서 한해 로열티만 130억 원에 달한다. 최근엔 금보다 비싼 수입 파프리카 종자를 대체할 국산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원장 최준열)은 운봉농협과 함께 6월 20일 전북도청 로비와 야외 공연장 앞에서 직접 개발한 파프리카 품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소비자와 따뜻한 공감대를 나누기 위한 ‘국산 파프리카 홍보·판매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기후변화와 종자 수입 의존이 심화하는 오늘날에 우리 품종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행사는 기술원이 육성하고 남원 운봉 고랭지에서 재배한 파프리카를 도민들에게 소개하고, 그 맛과 품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현장에는 ▲육성 품종 전시 부스 ▲시식 행사 ▲판매 부스가 운영됐다. 도민과 유통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방문객들이 참여해 국산 파프리카의 신선함과 경쟁력에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에서는 품종 전시와 기술설명회도 함께 진행되어 기술원, 생산자, 유통업계가 함께 국산 종자 확산을 위한 의지를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파프리카 산업은 수입 종자 의존도가 너무 높아 매년 종자 비용 부담과 품질 불안정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는 국산 품종의 현장 안착 가능성과 종자 자립 기반 확대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원은 최근까지 국산 파프리카 9개 품종을 개발했는데, 값은 수입 종자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기술원이 8년에 걸쳐 개발한 우리 파프리카 품종 ‘레아’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외국산 종자로 키운 파프리카와 비교해 수확량과 품질이 손색없다는 평가다.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중·대과 크기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데, 수확량은 외국 종자 못지않게 평당 약 60㎏ 정도 나오고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기술원 측은 현재 국산 파프리카 품종이 남원 운봉에서 시범 재배 중인데, 조만간 전북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7월부터는 겨울 재배 지역인 김제에서도 국산 종자를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