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농사를 시작한 청년·창업농에게 가장 큰 부담은 초기 시설 투자비다. 특히 상대적으로 단동형보다 연동형이 바싼데, 실제 딸기 생산량은 차이가 적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딸기 단동형 스마트팜 생산성 향상 융합 모형’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9월 11일 밝혔다. 기존 단동형 온실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인공지능 기반 환경관리, 농작업 자동화, 에너지 절감 기술을 패키지로 제공해 중·소규모 농가도 손쉽게 스마트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 모형은 국내 온실의 85%가 단동형이고, 딸기 농가의 67% 이상이 0.5ha 미만 소규모인 현실에서 청년·창업농이 빠르게 안정적인 소득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융합 모형은 환경관리 지능화에선 ▲AI 환경제어·생육 계측 시스템 ▲육묘 냉방 ▲스마트 벌통을, 농작업 자동화에선 ▲상부 이동식 무인 방제기 ▲병해충 실시간 예찰·진단 시스템을, 에너지 최적화에선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 ▲부분 냉난방 시스템 ▲에너지 모니터링을 투입했다.
딸기 농사에선 가격이 더 높은 겨울철 생산이 효율적이다. 이땐 시설 환경관리로 1·2 화방의 출뢰(꽃대 출현)와 첫 수확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융합 모형에 포함된 고온기 딸기 냉방 육묘 기술과 딸기 부분 냉방 시스템은 여름철 고온 피해를 줄이고, 인공지능 기반 환경관리 기술은 겨울철에도 온도, 이산화탄소(CO₂), 관수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무인 방제기는 카메라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병해충의 ‘예찰→진단→방제’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농촌 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농진청이 일반 온실, 일부 기술만 적용한 ‘일반 옵션 온실’, 9개 기술을 모두 적용한 ‘풀옵션 온실’을 비교한 결과, ‘일반 옵션 온실’은 생산량 50% 증가와 연간 순이익 2.5배 증가, ‘풀옵션 온실’은 생산량 83% 증가와 연간 순이익 3.5배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3.3㎡당 딸기 생산량은 최대 22kg까지 늘고, 에너지 비용은 40%, 노동력은 15% 절감할 수 있다. 농진청은 ‘풀옵션 온실’ 설치비를 1,000평당 6억 6,100만 원으로 제시했다.
농진청은 우수 농가(경력 10년, 생산량 상위 20% 이상)의 재배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거나 농업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들을 적용함으로써 농사 경험이 부족한 청년농도 2~3년 안에 우수 농가 수준의 재배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농업인은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설치비 부담을 덜고, 필요한 스마트팜 요소 기술만을 선택해 적용하거나 묶음(패키지)으로 통합 적용할 수도 있다.
농진청은 시범 농가 검증을 거쳐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9월 24일엔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기술설명회를 열어 농업인 눈높이에 맞춘 상담과 더불어 기술이전 절차를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