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종자 11가지 특징, 1초 만에 분석하는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 개발

농진청, 상업용 종자 62종에 적용 결과 정확도 97%, 세계 최고 수준
식물 형태·색상·생육 등 유전적 특성을 영상으로 자동 측정·분석
4만 개 종자 분석 시, 노동력(4명→1명)과 시간(40일→1일) 획기적으로 줄여

  농촌진흥청(이승돈 청장)은 디지털 농업 핵심 기술인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분야에 기술이전하여 농업 현장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고 10월 2일 밝혔다.

  기술은 작물의 형태, 색상, 생육 등 생체정보를 영상 장비로 측정하여 자동으로 수치화한다. 기존에 사람이 할 땐 종자 한 개의 크기, 색상, 모양, 표면 질감 등 11가지 특성 분석에 걸리는 시간이 5분이었지만,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은 1초가 걸린다. 4만 개 종자 분석 시 4명이 40일간 하던 일을 1명이 1일 만에 할 수 있다. 분석 정확도는 9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농진청의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은 스마트폰·카메라만으로도 가능해 고가 장비가 필요한 해외 기술보다 경쟁력이 세다.

  기술 활용도는 상당히 높다. 현재 국립종자원의 품종 등록 프로그램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밀‧수수 일반종자와 돌연변이 종자 구분, 생명정보기업의 플랫폼을 통한 형질 자동분석 서비스, 산업체의 민간보급용 작물 영상촬영장치 개발 등에 기술이 제공되었다.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15개 국가에선 기후 적합 벼 품종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 당도 높은 딸기 선발, 흠집이나 멍든 사과 골라내기, 크기가 제각각인 팽이버섯 갓의 수 계산, 옥수수 크기와 낟알 수 확인, 꽃과 과일의 수확 시기 예측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식품에서는 제빵 과정에 적용하여 계량, 반죽, 굽기 등 전체 공정에서 불량 여부를 판단하여 골라낸다.

  농진청은 2017년 국내 최대 규모의 표현체 연구시설 ‘작물표현체연구동’을 준공해 8년간 작물표현체 기술을 도입하여 우리 농업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여 선진국 수준의 기술 자립화를 이뤘다. 2022년에는 산업통산자원부로부터 국내 최초 ‘작물표현체 참조표준데이터센터’로 지정되었고, 벼 9개 품종의 표준데이터를 생산하여 참조표준으로 제정했다.

  농진청은 민간에서 요구도가 높은 밀, 콩, 옥수수, 고추 등 주요 작물 65종을 대상으로 표현체 데이터 확보, 슈퍼컴퓨터와 연계한 분석 등 디지털 육종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작물 주산지 북상에 대응하여 고온 등 이상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형질이 도입된 신품종 개발을 앞당길 전망이다.

  농진청 농업생명자원부 김남정 부장은 “새 정부 국정과제인 스마트 농업 고도화 정책에 부응하는 이 기술은 농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다양한 분야로 확산해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