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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 재배하고, 농작업 대행도 하면서 농촌의 미래 그려요!”!

충남 예산군 ‘예산청년영농조합법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가루쌀 전문 생산단지를 전국 151곳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쌀 수급 안정과 식량안보 제고가 목적이다. 지난해에는 공급과잉인 밥쌀용 벼 생산을 4만 톤 이상 줄이는 효과를 냈다. 충남에선 24곳(2,000㏊)이 참여하는데, 예산군 ‘예산청년영농조합법인’ 역시 행보를 함께 한다. 4명의 청년 농업인이 의기투합해 만든 단체로, 가루쌀과 콩을 재배하면서 관내에서 드론 방제 등 농작업 대행에도 나서면서 새로운 농업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루쌀과 콩 재배로 수익성 높이며 고향 농업 발전에 이바지

  충남 예산군 ‘예산청년영농조합법인’은 이동희(35), 엄효섭(37), 김기윤(36), 정명진(34) 등 네 명의 청년 농업인이 주축이 되어 2019년 설립했다. 농업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농촌 이탈을 막겠다는 공통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안정적인 농작업 환경을 마련하며, 새로운 품목을 시험하기 위해 손을 모았다.

  “저흰 모두 예산이 고향이고, 부모님들도 전부 농업에 종사하세요. 다른 지역의 성공적인 드론 방제 사업 사례를 접한 후 예산에도 비슷한 법인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유휴 농지를 임대해 대신하여 농사짓는 방식으로 경작 면적도 계속해 늘고 있죠. 현재 조합원은 10명이고, 참여 농가는 20명 정도인데, 80% 이상이 청년 농업인이에요.”

  예산 청년 영농조합법인은 가루쌀과 콩 그리고 밀을 주력 품목으로 재배하고 있다. 경작 면적은 가루쌀이 64ha, 콩은 54ha, 밀은 20ha 정도 농사짓는다.

  가루쌀은 밀가루처럼 건식 제분이 가능하여 수입 밀가루 일부를 대체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품종 ‘바로미’를 선택했는데, 정부가 전량 수매를 보장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루쌀은 한국농어촌공사 농지 임대료의 80%가 감면되는 논 타작물 재배로 분류되기에 일반 벼보다 수익성도 낫다. 다만 일반 벼와 달리 6월에 심으므로 물 부족을 주의해야 하며, 수발아에 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가루쌀은 제분 과정이 필요 없고, 즉시 가공할 수 있어요. 앞으로 지역 농산물과 결합해 특산 가공품 개발에도 활용해 볼 계획을 세우고 있죠.”

  콩은 수확량이 많아 수익성이 좋은 ‘선풍’과 ‘대찬’ 품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기계화 재배 방식을 도입해 파종·수확 효율을 높였으며, 일부는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이처럼 법인은 가루쌀과 콩을 병행 재배함으로써 품목을 다변화하고 작물의 특성을 고려한 품종을 선택하여 수익 구조를 안정적이면서도 다변화하고 있다.

 

  방제부터 수확까지 책임지는 농작업 대행 서비스로 인기

  법인은 농작업 대행 서비스에도 적극적이다. 드론 방제에서 시작해 트랙터 경운, 모내기, 제초, 수확까지 농사의 전 과정을 대행하는 ‘책임 대행 시스템’을 운영한다. 고령 농가가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 대행 서비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드론 방제는 최근에 확산 속도가 빠른데, 인근 오가농협, 삽교농협, 덕산농협 측 도움을 받아 인당 5~6만 평 작업에 나선다. GPS 데이터 위치 기록장치도 구매해 실시간으로 드론의 위치, 비행 기록 등을 확인케 하여 허투루 일하는 게 아님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 독한 약제 냄새를 맡으며 일하려면 어려워요. 작업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데다 예상치 못한 기상 이변으로 작업 일정이 틀어지는 어려움도 존재하죠.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웃음).”

  이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노지농업의 불안정성이다. 낮은 소득성,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불안, 병해충 증가, 판로 불안정 등은 고민이다. 특히 청년 농업인이나 귀농인을 위한 필수 농기계 구매와 유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트랙터, 콤바인 등은 꼭 필요한 농기계지만, 수억 원을 호가하기에 선뜻 구매하긴 어렵죠. 저희처럼 후계 농업인이 아니라서 본인 창고 하나 없는 청년 농업인들에겐 공동이용 농기계와 공동 보관시설 지원 등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에요.”

  아직 걸음마 단계의 ‘예산청년영농조합법인’은 장기적으로는 제분소와 가루쌀 빵 카페를 운영하며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6차 산업을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이들이 보여주는 협업 모델은 우리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농업의 미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간다.’라는 이들의 신념은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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