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새농사 윤호중 차장 |
충북 보은군에선 마늘 재배에서 노동력을 줄이고, 상품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엔 ‘마늘 차압식 건조기 보급 시범사업’을 통해 마늘 수확 뒤 건조비용 절감 및 품질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곶간형 건조기’ 작업과 달리 설치와 이동이 편리하고, 균일한 건조가 가능해 부패율이 줄며, 톤백 상태로 작업할 수 있어 노동력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김대현 미래농업팀장과 함께 ‘차압식 건조기’를 도입한 양세연(65) 보은군대서마늘작목반장 농가를 찾아 마늘 재배현황과 건조기 효과에 관해 알아보았다.
녹비작물 심는 등 포장관리에 집중해 고품질 ‘대서’ 마늘 생산
충북 보은군 마늘 재배는 ▲한지형인 재래종 ▲난지형인 ‘대서’ ▲국내육성품종인 ‘홍산’을 심어 생산하고 있다. ‘대서’ 마늘은 보은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다. 보은군대서마늘작목반(반장 양세연)은 총 18명으로 올해 재배면적이 약 50ha 정도로 집계됐다. 작목반원들은 대부분 논에서 벼를 키우며, 이모작으로 ‘대서’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작목반에서 생산한 것은 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군 영산농협으로 출하하고 있다.
“전 ‘대서’ 마늘 재배 7년 차로, 1만500평 정도 심었어요. 올해는 한창 마늘 구가 비대하던 시기에 일교차가 컸고, 비가 필요한 시기에도 벼농사에 쓸 물이 부족해 관수가 어려웠죠. 전 관정을 파서 물량을 충분히 공급해서 다행히 괜찮은 결과물을 얻었어요.”
작목반원들이 대부분 논농사 후에 마늘을 재배하는 것과 달리 양 대표는 포장관리에 집중하면서 수확을 마친 밭엔 녹비작물로 수단그라스를 심어 유기물 공급에 힘을 쏟는다. 7월 말쯤 베어내서 퇴비로 사용하고 있다. 9월 중순엔 ‘대서’ 마늘을 파종하며, 11월 초에 약제 방제 등에 나서고, 이후 마늘밭에 비닐을 씌워 겨울을 보낸다. 2월 10일 이후엔 씌워놓은 비닐에 칼집을 내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마늘이 환경에 적응하게끔 만들고, 2월 20일 이후에 비닐을 완전히 제거한다. 이후 뿌리 발근제 등 영양액을 공급하면서 생육을 살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퇴비는 유박을, 추비로는 칼슘과 황산칼리를 공급했다.
올해는 밭 가장자리 것을 5월 27일부터 수확하기 시작해 전체 밭을 6월 8일에 마쳤다. 수확 직전에 비가 많이 내린 탓에 토양이 질어서 기계 수확한 마늘을 모았다가 흙을 털어내는 과정을 거쳐 톤백에 담아야 했다.
“포장관리는 제일 중요한 작업이에요. 기본관리가 안 된 토양은 3월, 4월이 되면 바로 표시가 나거든요. 이모작으로 벼농사를 안 하는 이유도 마늘 품질과 수량에서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이모작 없이 마늘만 제대로 농사지어도 충분히 소득이 나오거든요.”
작업량 줄이고, 품질 높이는 ‘차압식 건조기’ 도입
마늘 출하는 생마늘과 말린 것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말린 마늘 출하엔 건조기가 필요한데, 기존에 ‘곶간형 건조기’는 ㅁ자 형태 패널 안에 수확한 마늘을 쏟아 바닥에서 위로 바람을 불어서 말리는 방식이다. 마늘을 겹겹이 쌓아놓고 건조하기에 균일하게 건조되지 못하고, 마늘이 서로 눌러 부패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으며, 설치 후 이동이 불가능하여 마늘을 밭에서 건조기까지 운반하고 출하 시 다시 망에 담기 때문에 작업소요량이 많았다.
“특히 마늘 수확 시기에 비가 많이 오거나 흙을 덜 털어낸 채 말리면 수분이 많아서 저장 중 부패율이 높았어요. 심할 땐 30%까지 피해가 생겨 농가 근심이 컸죠.”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도입한 ‘차압식 건조기’는 관내에서 많이 사용하던 ‘곳간형 마늘 건조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부패율을 낮춰 마늘 품질을 높여 농가소득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수확한 마늘을 적재 렉에 톤백 형태로 담아 말리는 형태로,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바람을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말린다. 설치와 이동이 편리해 원하는 장소에 설치할 수 있고, 공기 이동의 압력 차이로 말리므로 균일하게 마늘을 건조할 수 있으며, 수확한 마늘을 톤백에 담아 그대로 말릴 수 있어 운반 및 선별 작업소요량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차압식 건조기’를 끈 상태에서 중간에 적재한 마늘을 살펴보면 기존 ‘곶간형 건조기’보다 잘 말려져 있더라고요. 말리는 시간도 절반으로 줄어서 만족하고 있죠.”
보은군대서마늘작목반은 회원 간 재배기술 공유와 균일한 품질 유지에 노력하면서 고품질 마늘 생산을 통해 명성을 높이고 있다. 양 회장은 앞으로 ‘대서’ 마늘의 우량한 씨마늘 생산에도 도전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회원들 농가소득증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은군농업기술센터 김대현 미래농업팀장은 “마늘 품질향상을 위해 기존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농가의 생산성 향상, 생산비 절감, 소득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농가와 협업해 기계화도 지원하여 지역농업 발전과 농업인 소득증가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