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피크니코’는 오성일(35) 대표가 귀농해 딸기를 재배하는 체험 농장이다. 소풍을 뜻하는 ‘Picnic’에 ‘코’가 큰 특징을 더해 “코가 큰 농부가 하는 딸기 농장에 놀러 가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농장은 스마트팜, 놀이터 등을 갖추어 조성했으며, 덕분에 재방문율이 30% 이상일 만큼 인기다. 최근엔 이색적으로 디자이너를 채용해 농장에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을 입히면서 농장 전반의 브랜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오 대표는 앞으로 복합 문화 공간 형태로 거듭나 추억과 행복을 선사하는 경영자가 되고자 앞장서고 있다.
체험농장 특화해 조성… 디자이너 채용해 브랜드 구축도 힘써
‘피크니코’ 오성일 대표는 마케팅 관련 업종에서 일하다가 귀농해 딸기 농부가 됐다. 여주시는 20년 전 부모님께서 먼저 귀농한 장소였다. 오 대표는 귀농 전에 당시 화훼 농사를 짓던 부모님을 돕기 위해 부모님 농장에 마케팅을 도입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냈고, 여기서 농산업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 귀농을 결정한 뒤엔 2018년 전북 김제의 스마트팜 청년 창업 교육 사업 1기를 수료했고, 2019년 3월엔 온실을 완성해 본인만의 농장을 가꿔가고 있다. ‘피크니코’는 첫해 350평으로 시작해 규모화가 필수라는 판단 아래 올해 1,350평까지 넓혔다.
“우리 애들이 감귤과 딸기를 무척 좋아했죠. 그래서 화훼 농사에서 작목 전환을 원하시던 아버지께는 감귤 농사를 권하고, 전 딸기를 재배하게 됐어요.”
오 대표가 딸기를 택한 데는 스마트팜이 가능하면서 체험이 가능한 작물인 이유도 컸다. 딸기를 팔기만 해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체험으로 눈을 돌렸다. 귀농 전 어린이 꽃꽂이 키트 사업을 하면서 연간 10만 명 정도의 아이들을 만나 체험 방식을 몸에 익혔던 게 큰 도움이 됐다. 농장 조성 역시 체험에 비중을 두어 통로를 넓혔고, 배드는 낮췄다.
“농장 조성은 아이들 체험에 맞춰 진행했어요. 딸기를 눈높이에 달리게끔 했고, 통로가 비좁지 않게 다른 농장보다 더 넓혔죠. 한쪽엔 인조 잔디를 깔고, 놀이터도 만들어서 마음껏 놀다 갈 수 있게끔 노력했어요. 작게나마 아쿠아포닉스 시설도 만들어 볼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를 세심하게 신경 썼죠.”

올해는 차별화를 위해 브랜드 디자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문 브랜드를 구축하고자 국내 농가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디자이너 채용까지 마쳤다. 디자이너는 스티커 브랜드 디자인뿐만 아니라 농장 내외부 디자인, 딸기 관련 캐릭터 개발, 굿즈(Goods, 인형 등 관련 파생 상품) 개발 등 스토리텔링에도 참여하게 된다. 이로써 오 대표는 경영자를 맡고, 아내는 체험을 담당하며, 디자이너는 농장 전반의 브랜드 구축에 참여하고, 전문 재배사는 딸기 재배만을 맡는 전문화와 분업화를 구축할 방침이다.
스마트팜 통해 과학영농 실천하면서 복합 문화공간 꿈꿔
‘피크니코’는 모든 과정에 원격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팜을 구축했다. 재배할 때 딸기에 물을 주고, 내부 커튼은 전자동으로 움직이고, 측창이 올라가고 천창은 내리며, 추울 땐 히터가 가동하는 등의 과정이 일정 지침에 따라 이뤄져 과학 영농을 실현하고 있다. 농장 곳곳에 센서가 있어 온도·습도·이산화탄소 등 생육 데이터에 맞춰 필요한 조건들을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번 작기엔 최초로 자가 육묘도 도전했다. 처음이라 애로 사항이 많아 9월 25일에 화아 분화가 일어난 걸 확인한 뒤에 정식했다. 늦은 시기였지만, 스마트팜 환경 제어로 생육이 활발해서 11월 1일에 벌통을 투입해 수정까지 착실하게 이뤄졌다. 이번 작기는 12월 첫 주부터 수확할 예정이다.
과학 영농과 오 대표의 노력 덕분에 농장 딸기는 수확량이 상당하다. 국내 농가 평균이 평당 8~9㎏쯤인데, 이곳은 평당 16㎏까지 나오고 있다. 생산한 딸기는 60%는 체험으로, 40%는 로컬 푸드 출하나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농장에선 일반 체험으로는 딸기를 수확하고, 화분에 딸기를 심는 등이 이뤄지며, 놀이로는 실내 놀이터 활동, 비눗방울 놀이 등을 진행한다. 단체엔 단체 성격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개인 체험객들 대상으로는 자유도를 높여 농장 체류 시간을 늘렸다. 덕분에 체험객은 연간 1만 명 정도며, 재방문율이 30% 이상일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오 대표는 최종적으로 복합 문화 공간 형태의 딸기 농장을 꿈꾸고 있다. 우수한 딸기 생산을 기본으로 체험 농장, 교육 농장 역할을 함과 동시에 앞으로는 농장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하고 디자인 작업을 거쳐 놀이 공간, 문화 공간으로도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전 앞으로 딸기를 파는 동시에 추억과 행복도 함께 선사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어요. 이야기가 있는 농장을 만들고, 그러한 캐릭터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하고 관계를 쌓는다면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