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스타팜스’는 엽채류 전문의 담액 수경 재배 농장으로 황보윤(26) 대표가 직접 만들어가는 곳이다. 자재를 하나하나 골라 직접 설치했고, 스마트폰 원격 제어 기능 역시 스스로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농장의 세밀한 부분까지 살피는 황 대표는 엽채류 스마트팜 농장이 귀한 태안에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관내 우수 농산물 농가와 손을 잡고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담액 수경 통해 키운 유럽종 상추 무작위로 섞어 직거래
충남 태안군은 11월 13일 기후 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동시에 연간 120억 원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는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아열대 작물 등 신 소득 작물 발굴과 스마트팜 구축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지역 농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최전선에는 ‘스타팜스’ 황보윤 대표가 있다. 관내 다른 농가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는 청년 농업인으로, 한국 농수산 대학 졸업 후 먼저 귀농했던 아버지를 따라 태안에서 농부로 데뷔했다.
“대학에서 원예 환경 시스템을 전공했어요. 아버지가 먼저 귀농하신 터라 저도 따라서 왔죠. 태안엔 엽채류를 수경 재배하는 스마트팜이 거의 없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봤어요.”

2,000평 정도의 농장은 담액 수경 재배 시스템을 갖추었다. 농장에선 주로 유럽종 상추들 위주로 20여 가지 재배하는데, 시험 삼아 길러본 것들까지 포함하면 총 40여 가지에 이른다. 유럽종 상추는 연중 출하하는 방식이다. 계절별로 생육 기간이 비슷한 품종들을 묶어서 재배틀에 심어 한꺼번에 편리하게 수확하고 있다. 맨 앞 재배틀부터 순차적으로 수확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였다.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땐 대략 6종 이상의 것들을 무작위로 섞은 상자 1kg에 1만 원 이상(택배비 별도)을 받는다. 최대한 다양한 품목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직거래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SNS 마케팅, 인근 5일장 출하 등에도 힘써 홍보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생육 특성 등을 고려해서 판매 상품 구성이 조금씩 달라져요. 거의 전량을 온라인으로 주문받아서 판매하죠. 최근엔 버터헤드, 바타비아, 이자벨, 로메인, 멀티 그린, 멀티 레드 등을 출하하고 있어요. 품목이 다양해서 좋다는 후기가 많죠(웃음).”
설비 설치 및 원격 제어도 직접 하면서 최적화 농장 구축 중
‘스타팜스’는 황보윤 대표가 직접 만들어가는 스마트팜이다. 시설로는 알루미늄 차광 스크린, 유동팬, 방제용 미스트 등이 있다. 얼마 전엔 충남 농업 기술원 지원 사업으로 오리털 보온 커튼도 설치했다. 황 대표는 자재를 하나하나 골라 직접 설치했고, 최근엔 스마트폰 원격 제어 기능 역시 스스로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원예 환경 시스템 전공의 장점을 살렸다.
“하우스 설치 빼고는 거의 제 손을 거쳤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담액용 수조 공사도 직접 했거든요. 업체에 맡기면 예산대로 맞춰가는데, 직접 하면 상황에 맞는 가장 좋은 제품을 쓰면서 원하는 대로 제작할 수 있죠. 자재 구매는 인터넷을 통해 최대한 알아보고, 직접 발품을 팔았어요. 제가 설치한 것인 만큼 유지·보수도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담액 수경 재배는 큰 수조 안에 물에 뜨는 재질의 재배틀을 놓고 그 위에 상추를 심는다. 뿌리가 양액이 든 물에 잠겨 성장하는 방식이다. 수조 안에선 에어 펌프 등을 통해 산소를 지속해 공급한다. 온도나 양액의 농도와 pH 등의 변화가 적어 안정하게 재배할 수 있다.
“담액 수조와 수조 사이 통로는 비교적 좁게 만들어 면적 대비 생산량이 다른 재배 방식과 비교하면 좀 많아요. 생산량은 한 달 평균 3톤 정도죠.”

황 대표는 앞으로 개선할 점으로 여름 작황을 꼽았다. 여름엔 갈수록 온도가 너무 높아져서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여름에도 나방류 등이 번성하면서 병충해 문제로 폐기량이 많았다. 이렇듯 여름엔 생산량이 줄어들지만, 소비자에게 더 비싸게 팔긴 어려워서 여름에 온도를 좀 낮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스타팜스’는 현재보다 면적을 넓히기보단 가치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좀 더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6차 산업으로 확장을 꿈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태안 지역이 농산물 유통 쪽이 취약하다고 많이 느끼고 있어서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서 사업을 확장해 볼 생각이 있다. 특히 관내 우수 농산물 농가와 손을 잡고 농민들이 합심하여 태안 농산물을 더더욱 알려보고 싶다는 목표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