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면 떠오르는 새콤달콤한 과일 자두. 생과일로 즐기기에도 좋고, 잼이나 건자두(프룬) 등 가공용으로도 활용도가 높아 세계 각국에서 널리 재배되며 사랑받고 있다.
자두는 신석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될 정도로 인류와 오랜 역사를 함께해 온 과일이다. 일본 자두(Prunus salicina)는 중국과 서아시아가 원산지, 유럽 자두(Prunus domestica)는 동유럽이 원산지로 알려졌다. 문자 기록으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자두를 이용한 요리법이 발견되었고, 고대 로마 시대에는 300여 종의 유럽 자두가 언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 3년(기원전 16년) 10월에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재배되었다. 자두꽃(오얏꽃, 李花)은 조선과 대한제국 황실 및 전주 이씨 가문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자두 생산량은 약 1,200만 톤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생과 소비뿐 아니라 가공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뒤를 이어 루마니아, 세르비아, 칠레, 미국, 인도 등이 주요 생산국이다. 루마니아와 세르비아는 자두를 증류해 만든 술인 ‘투이카’, ‘슬리보비치’로도 유명하다. 미국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말린 자두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자두나무는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성이 좋아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2020년대 들어선 경북의 김천, 청도, 의성, 상주 등을 중심으로 약 4,000~4,500ha 정도 재배하여 국내 연간 생산량은 약 4만 톤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김천은 약 1,300ha로 전국 자두 재배면적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 외에 전남 광양, 순천 등도 주요 생산지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자두는 대부분 일본 자두 계열이다. 대표 품종으로는 ‘대석조생종’, ‘포모사’, ‘추희’, ‘클림슨’ 등이 있으며, 출하 시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다. 최근에는 저장성과 당도, 식감 등을 개선한 품종 갱신 작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자두 품종은 ‘퍼플퀸’, ‘써니퀸,’, ‘썸머스타’, ‘젤리하트’ 등이 개발되었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2019년 개발한 ‘젤리하트’는 하트 모양에 속살이 빨갛고 탄탄한 과육이 특징으로, 자두 ‘포모사’와 비교해 신맛은 절반 수준(0.49%)이고, 당도(16.4Brix)는 4Brix가량 높다.
자두는 생과뿐만 아니라 잼, 주스, 건자두(프룬) 등 다양한 형태로 섭취할 수 있다. 최근에는 건강 기능성까지 조명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선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비타민 C가 풍부해 활성산소 제거에 탁월하여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등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소화 촉진 및 변비 개선에도 탁월한데,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활발히 하고, 변비 예방 및 개선에 효과적이다. 특히 말린 자두(프룬)는 섬유질 함량이 높아 변비에 특효약으로 알려졌다. 자두에 함유된 클로로겐산과 풍부한 섬유질은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두는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말린 자두(프룬)는 뼈 건강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자두는 이외에 피로 해소, 빈혈 예방, 식욕 증진, 체중 관리 효과도 있다고 알려졌다.
여름 햇살을 머금은 이 작고 붉은 자두가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풍요로운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