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은 해마다 더워질 때면 어김없이 등장해 특유의 단맛과 향으로 사랑받는 작물이다. 그물 무늬 유무에 따라 네트멜론과 무네트멜론으로 나뉜다. 충남 천안시 ‘부부멜론농장’은 이동균(45), 박경화(40) 부부가 무네트멜론을 재배하는 곳이다. 후작으로는 껍데기가 참외와 똑 닮은 멜론 신품종 참외멜론을 키우고 있다. 부부는 수단그라스로 염류 집적을 막고, 볏짚을 넣어 토양 비옥도 향상에 주력하여 고품질 상품을 출하하고 있다.
무네트멜론 재배 후작으로 참외멜론까지 재배
충남 천안시 ‘부부멜론농장’은 이동균(45), 박경화(40)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귀농한 지 6년째 농사를 짓는데, 무네트멜론과 참외멜론(참멜)을 재배하여 직거래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블로그를 농사일지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홍보도 겸하고 있다.
“원래는 직장생활을 했는데, 365일 직장에 얽매이다 보니 여유가 없었어요. 당시에 마침 형님이 먼저 귀농해 멜론을 재배하고 계셨는데, 농사라는 걸 보니까 농한기도 있어 쉬는 기간도 있고, 소득도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아내를 설득해 멜론 농사에 뛰어들었죠(웃음).”
농장 재배 면적은 2,400평이다. 이곳에선 무네트멜론 ‘홈런스타’와 참외를 닮은 참외멜론(참멜) ‘신의 한수’를 키우고 있다. 멜론은 외관상 그물 무늬가 있으면 네트멜론, 없으면 무네트멜론으로 부른다. 무네트멜론은 3월 초에 정식해 5월 25일쯤부터 보름 정도 수확에 돌입하고, 참외멜론은 7월에 파종해 9월부터 수확에 나서는 형태다.

참외멜론 이른바 참멜은 껍데기가 참외와 똑 닮은 멜론 신품종이다. 부부는 3년 전부터 소량씩 시험 재배하다가 지난해부터 무네트멜론 후작으로 본격적으로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주황빛이 도는 과육은 맛이 멜론에 가깝고, 육질은 멜론보다 단단하고 참외보단 부드럽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17Brix 이상의 높은 당도 덕분에 상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외멜론은 성인 남성 주먹 두 개를 합친 크기로 1~2인 가족이 먹기 좋아요. 판매는 4개들이 5㎏에 5만 원씩 받아서 상당히 고가인데, 재배 특성상 연간 딱 1번 소량만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해엔 추석에 맞춰 판매해 뛰어난 맛과 독특함으로 반응이 좋았어요.”
무네트멜론과 참외멜론은 80% 이상 농장 직거래나 택배 판매 등으로 판매하고, 일부는 유통업자에게 판매하거나 작목반 단위로도 출하하고 있다. 판매 시 가장 큰 장점은 ‘천안 멜론’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형성되어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목반에서 그해 최소 판매 금액을 정한 뒤 그 이상으로만 판매하면서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수단그라스로 염류집적 막고, 볏짚 넣어 토양 비옥도 향상에 주력
멜론은 자동 개폐기와 점적 호스가 설치된 단동형 하우스에서 자란다. 하우스 내부는 3월 초까지만 해도 영하로 떨어질 때가 많아 터널 재배를 하고 있다. 반대로 5월만 되어도 낮 온도가 38℃ 이상 올라서 지난해부터는 비닐에 차광제를 뿌려 30℃ 초반으로 관리하고 있다.
부부는 멜론을 직접 육묘하여 튼실한 세력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무네트멜론은 2월 중 파종해 30~40일 정도 키워 3월 초쯤 정식하고, 수확은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이뤄지는 방식이다. 출하는 약 보름간 이어지는데, 잘 익은 것을 선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부는 재배할 때 토양 관리에 가장 힘을 쏟는다. 염류 집적에 대응해선 작기 이후에 수단그라스를 심고, 토양 유기물 공급과 통기성 향상을 위해 볏짚도 넣고 있다.
“토양 관리는 농사에서 거의 전부라고 생각해요. 저흰 토양 검정을 해마다 받는데, 염류 집적이 문제라서 작기가 끝나면 수단그라스를 심어 염류를 제거해요. 더불어 볏짚을 토양에 공급해서 유기물 함량을 높이고, 통기성을 좋게 하는 등 비옥도를 높이려 노력하죠.”
부부는 재배할 때 적정량의 물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귀농 초기엔 멜론 착과 후 열매가 커질 시기엔 2시간씩 물을 넣었으나, 현재는 공급량을 줄였다. 지나친 물 공급은 오히려 토양에 공극을 없애 생육에 안 좋고, 배수가 좋지 않은 토양에선 더더욱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료 역시 적정량 공급 원칙을 지키고 있다. 토양에 천천히 녹아들면서 효과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완효성 비료를 최소한만 공급하면서 최대한 효과를 내도록 하고 있다.

멜론은 5㎏ 상자로 연간 3,000~4,000개 정도, 대략 15t 이상 생산하고 있다. 품질이 좋고, 단가도 시중보다 높아 성공적이지만, 한 가지 고민은 있다. 부부는 귀농 초기에 지원 자금을 받았는데 내년이면 벌써 원금 상환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정재천 전문위원은 “농사는 공장 제조업과 달리 환경 변수가 크다. 귀농인은 최소 3년은 지나야 본인 환경을 이해하고, 그간 경험으로 비로소 매출 상승을 이끌 수 있는데, 5년 거치 10년 상환은 엄청난 부담이다. 30년 상환하는 주택 자금처럼 농업인 처지를 배려한 현실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