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 장암면의 한 들판. 따사한 햇살 아래 국화와 프리지어가 한들한들 핀 ‘꽃뜨래 농장’이 있다. 농장의 주인은 올해 31세의 청년 농업인 강병돈(31) 대표. 18세에 첫 고추 농사를 시작한 이후 십수 년간 흙과 꽃 속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왔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도전기를 넘어 농업이라는 분야 속에서 청년이 어떻게 자리 잡는지를 보여준다. 이곳은 아름다운 꽃과 함께 청춘의 향기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농사는 안 할 거라던 열여덟 소년의 반전 인생 고등학생 시절 강병돈 대표는 경찰이나 경호원이 되고 싶었다. 농사로 평생 고생하던 아버지를 보며 농사일에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고등학교 적성 검사에서 1순위로 ‘농업’이 제시되었을 때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 “정말 농부가 내 적성인가 하는 호기심이 생겼죠. 고등학교 앞 300평을 임대해 친구들 8명이랑 고추 농사를 지었어요. 방앗간에 맡겨 가루로 만들어 축제에 나가서 팔면서 재밌다고 느꼈죠(웃음).” 호기심은 이내 사그라들고, 고등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했다. 평범하게 살아갔지만, 군 입대를 앞두고 잠시 도와주게 된 어머니의 프리지어 농장 일이 다시금
“그저 흙을 만지고, 식물과 함께 숨 쉬며 하루를 보내요. 그게 우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치유 아닐까요?” 경기도 양평의 한적한 시골 마을 산자락 아래 고요히 자리한 ‘천연쟁이 꽃뜰’ 농장은 중증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그리고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정원이다. 이곳에서는 자연히 곧 휴식이고, 씨앗 하나가 삶을 회복하는 시작점이다. 천천히 마음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따뜻한 삶을 꽃피울 수 있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섬세하게 설계한 감동의 시간 정성희 대표(54)는 이곳을 단순한 일터가 아닌 자신을 회복시킨 공간이라 말한다. 2011년, 도시 생활에 지쳐 내려온 그녀는 버려졌던 땅을 샀다. 현재 그 땅은 따뜻한 꽃과 허브, 온기를 품은 동식물들로 채워졌다. 무엇보다 ‘따뜻한 정’을 품는 곳이 되었다. “제가 아파서 요양할 겸 이곳으로 왔어요. 그래서 아픈 분들의 마음이 보이더라고요.” 치유농업이란 개념조차 낯설던 시절, 그녀는 직접 건국대학교에 진학해 원예치료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마침내 ‘양평 치유농업 육성 지원사업 1호 농장’ 타이틀을 얻었다. 600평 공간엔 그녀가 직접 겪으며 치유했던 ‘오늘의 자연’이 있다. 방문객은 텃밭, 정원 등에서 동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