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딸기 최대 주산지인 충남 논산시(시장 백성현)는 최근 스마트팜을 통한 미래형 농업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1년 내내, 심지어 여름에도 딸기를 생산하는 농장을 육성·지원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영철(64) 씨는 폐업한 양송이 버섯 재배사를 재활용하여 냉방 시설과 LED 조명 등을 설치해 딸기를 수직으로 다단 재배하고 있다. 이른바 논산형 스마트팜인 ‘창고형 식물 공장’에선 고품질 ‘여름 딸기’를 생산해 틈새시장 개척과 동시에 새로운 농업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창고형 식물공장, 여름 딸기 선도하다!
논산은 ‘딸기의 고장’답게 미래형 영농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김영철 씨 역시 선구자 중 한 명이다. 논산형 스마트팜인 ‘창고형 식물 공장’에선 고품질 ‘여름 딸기’를 생산해 틈새시장 개척과 동시에 새로운 농업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20년간 양송이 버섯을 재배하다 폐업 후 새로운 품목을 고민했어요. 마침 논산시에서 관내 유휴 시설을 생산 가능 인프라로 탈바꿈하는 시범 사업이 있어서 선정됐죠. 냉방 시설과 LED 조명 등을 설치하고, 내부를 개조해 창고형 식물 공장으로 재탄생했어요.”
창고형 식물 공장은 버섯 재배사 2동, 약 37평으로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빛, 온도, 습도 등 작물이 자라는 환경을 조성해 딸기를 안정하게 생산할 수 있다. 병충해를 차단하고, 딸기 재배에 적합한 생육 환경을 지속해 조성하는 셈이다. 창고형 식물 공장은 기존 하우스보다 적은 면적에서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노동력 절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곳은 다단 재배로 4개의 재배 단상을 수직으로 설치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늘렸다. 높낮이가 큰 공간임에도 환기 팬과 비닐 통로 등을 이용해 온도와 습도를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냉풍기가 돌아가는 실내 온도는 20도 정도로, 기존의 버섯 재배사 냉방 장치에 전기 냉방기를 추가했다.

딸기는 수경 재배로 자라난다. 배지가 흙의 역할을 하고, LED 조명이 햇빛 역할을 하고, 영양분과 물은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김 씨는 2년의 시행착오 끝에 여름 딸기 생산에 성공했는데, 크기와 당도가 만족스럽게 나오고 있어 흐뭇한 모습이다.
“시설 하우스 재배 딸기는 보통 11월부터 5월까지 수확해요. 창고형 식물 공장은 빛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인 데다 냉방 시설을 추가해 여름에도 딸기를 생산해요. 올해 12월까지 계속하면 약 18개월간 이어지니까 수확 기간이 약 3배로 늘어나죠.”
제자리육묘 통해 비용 절감… 전기료 절감은 관건
김 씨는 가장 대중적인 ‘설향’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딸기 묘 정식은 지난해 3월에 이루어져 7월부터 수확을 시작했고, 1년 넘게 수확이 계속되고 있다. 이곳 딸기는 런너를 받아서 삽식(꺾꽂이)을 통해 계속 생산하는데, 동당 약 7,000주 정도가 심겨 있다. 김 씨는 수확하면서 제자리 육묘 방식으로 런너를 받아 묘를 사지 않고 추가 정식(아주심기)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 병충해에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이라서 가능한 셈이다.
“새로 정식하면 보통 3개월 정도는 소득이 없어요. 저는 제자리 육묘를 통해서 연중 쉼 없이 딸기를 수확할 수 있어서 농가 소득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되죠(웃음).”
여름 딸기 재배는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밀폐된 양송이 버섯 재배사를 활용하다 보니 태양이 가려져 수정에 꼭 필요한 벌 활동에 제약이 컸다. 김 씨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8개월 이상 수백만 원 비용을 들여야 했다. 다행히 적당한 벌 찾기에 성공했고, 현재는 성공적으로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다른 애로 사항은 LED 조명과 냉방기 사용으로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점이다. 지난해엔 2개 동의 한 달 전기료가 약 200만 원 정도가 나왔다. 최근엔 논산시 농업 기술 센터와 꾸준히 협의하면서 전기료 절감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성공한다면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는 여름 딸기 단가를 낮춰 다양한 판로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재를 진행한 7월 초에는 딸기를 날마다 5㎏씩 수확했는데, 8월이면 10㎏ 정도 수확할 전망이다. 딸기를 수확한 뒤에는 빵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베이커리형 카페로 전량 납품하고 있다. 여름 딸기는 ㎏당 4만 원~5만 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논산에선 여름 딸기 생산으로 농가들에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 있다. 정시욱 논산시 농업 기술 센터 딸기팀장은 “창고형 식물 공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확산한다면 ‘2027년 논산 세계 딸기 산업 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한 마중물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