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불안과 답답함 증가 속에 원예 치료 등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이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육체적, 정신적 회복을 기본으로 하는 치유농업은 가축, 채소, 꽃이 우리에게 주는 자연 치료제다. 충북 청주시 ‘더자람 원예 교육 농장’(대표 조동순)은 청주시에선 유일하며, 충북도에선 대표적인 치유농업 인증 농장이다. 지난해부턴 지역 치매 안심 센터와 연계한 ‘어르신 인지 건강 특화 치유 농장’ 시범 사업에도 뽑혀 치매 예방과 중증화 방지에도 나서 치유농업 효과를 톡톡히 증명하고 있다.
치유농업 전도사 된 베테랑 원예치료사
‘더자람 원예 교육 농장’ 조동순(59) 대표는 2007년부터 원예치료사로 활동했다. 충북대 원예학사 졸업 후 화원을 하던 중 주변 노인 복지관에서 의뢰가 들어오면서 원예 치료와 교육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건국대 원예 치료학 석사를 거쳐 2015년부터 전문 농장을 조성했다.

“1,500평 공간에서 총 200여 종 식물을 키우는데, 2018년부턴 식용 꽃도 재배하고 있어요. 야생화 정원, 허브 정원, 채소 정원, 수생 정원, 텃밭 농장, 학습장 등을 갖췄어요. 방문객이 식물을 심고, 만지고, 가꾸는 등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을 다시금 찾도록 돕고 있죠.”
체험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일반적인 작물 수확 체험부터 ▲진로 체험 ▲반려 식물과 공기 정화 식물 심기 ▲식용 꽃으로 화전, 식초, 강정 만들기 등이 준비되어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엔 특히 치유농업이 전면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엔 사계절 꽃이 피어 있는 치유농업 전용 온실을 마련했고, 최근 치유농업 효과가 알려지면서 의뢰가 많아졌다. 지난해 지역 치매 안심 센터와 연계한 ‘어르신 인지 건강 특화 치유 농장’ 시범 사업을 진행하면서 연간 800명 정도 노인들이 다녀갔다.
“원예 치료는 지적 능력을 키우고, 사회성을 발달하게 하고, 신체도 건강하게 만들며, 정서적 안정에도 이바지해요. 텃밭 활동과 원예 치료를 통해서 흙과 식물 속에 어우러지다 보면 자연스레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죠. 아이들에겐 정서 발달의 기회가, 어르신들껜 치매 예방과 중증화 방지 효과가 있어요. 과거에 농촌에서 살고 자란 어르신들은 우리 농장에서 예전 추억과 향수를 느끼면서 즐거워하세요(웃음).”

노인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보통 텃밭 활동과 원예 치료, 경관 구경 등을 합해 90분 정도 걸린다. 도착 후 몸을 풀어주면서 이곳은 어딘지, 그날 날씨는 어떤지 등을 대화 나눈다. 이후엔 영상을 통해 꽃 이름을 보여준 뒤 텃밭과 농장을 산책하면서 해당 꽃을 찾는 ‘꽃 이름 숨바꼭질’ 등을 하고, 계절별로 달라지는 식물과 자연 그리고 관련된 추억 등도 얘기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도시민 등 대상 확대로 치유농업 발전에 이바지 계획
사람을 상대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들도 생긴다. 즐거운 기억도 많은데, ‘코로나19’ 이후 집에서만 생활하던 노인들이 농장에 와서 활동하면서 웃던 모습들이다.
“저희 농장에 오셔서 꽃과 식물을 만지고 느끼면서 좋아하시면 애쓰는 보람을 느끼죠. 어떤 분들은 제주도 놀러 간 것보다 저희 농장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치유농업 발전을 위해선 재배 관리와 방문객 만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문제가 되는 건 비용이다. 다양한 식물과 꽃을 키우려니 여름엔 너무 더워서 식용 꽃 재배가 힘들고, 겨울엔 추위에 약한 식물을 보살피려 난방비를 많이 쓰게 된다.
방문객 만족을 위한 최우선 개선 사항으로는 여름철 하우스와 교육장이 지나치게 더워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봄에는 쾌적하지만, 여름이 시작되면서는 더워지기에 편의 시설은 필수다.
“치유 농장, 교육 농장으로 지정된 농가만큼은 농지에도 일반 건물 같은 편의 시설을 지을 수 있게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그런 시설을 지으면 농업 시설이 아니란 이유로 폐경 시설로 보거든요. 환경을 개선해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니 인증 농가엔 법 허용에 예외를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조 대표는 앞으로 대상을 확대하여 치유농업을 실현하고 싶은 꿈을 드러냈다. ▲도시민 대상 ▲장애인 직업 재활 ▲아이들 대안 학교 설립도 목표로 하고 있다.
흙에선 꽃이 피어나고, 열매를 맺으면서 우리에게 건강을 선물한다. 조 대표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흙과 자연에서만 생명이란 꽃을 피우고, 건강이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믿기에 치유농업 실천과 확산에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