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음성군 대소면 대소농협 공동출하회는 이재린(61) 회장을 필두로 하여 120여 명의 회원이 뭉친 단체다. 앞 작기로 수박 품목을 공통으로 농사짓고, 뒷 작기 농사는 방울토마토, 애호박, 적채류 등을 농사짓는다. 최근엔 수직 재배 방식도 일부 도입하는 등 요새 인기가 늘어나는 6~8kg 중소형 수박을 생산하면서 소비자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출하에 관한 고민도 계속하면서 판로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시간·비용은 절약하고, 정보 교환은 빠른 공동출하회 출범
충북 음성군의 이재린 대소농협 공동출하회장은 수박 농사를 지은 지 10년 차다. 오리를 사육하던 때 조류독감 사태를 겪으며 위기를 맞아 품목을 전환하게 됐다. 전체 면적은 200평짜리 비닐 하우스 40동이며, 연간 수박 생산량은 매출로 2억 원 정도다.
공동출하회는 지역 내 시설 하우스에서 농사짓는 사람들 120여 명을 규합해 만든 단체다. 회원들은 기본적으로 수박 농사를 짓는다. 기존엔 수박 농사를 지은 후 다음 작기에 토마토 농사를 지어도 품목별 2개 단체를 가입해야 해서 회비 과다 납부, 소통의 불편함 등이 있었다. 공동출하회 출범으로 시간과 비용은 절약하고, 정보 교환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회원들은 앞 작기로 수박 품목을 공통으로 농사짓고, 뒷 작기 농사는 방울토마토, 애호박, 적채류 등으로 나뉘어요. 수박이라는 공통점 아래 한 단체로 묶이면서 이젠 총회 한 번에 의사 결정이 진행되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우리 목소리도 한꺼번에 피력할 수 있게 되면서 힘을 얻고 있죠.”
공동출하회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요구하는 사항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엔 10㎏ 넘는 큰 수박이 인기였지만, 요즘은 6~8㎏ 중소형 과를 많이 찾는다. 이 회장은 이에 맞춰 심는 거리를 짧게 해 수량을 늘리면서 수박 크기는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또 다른 관심사는 수박 홍수 출하에 따른 가격 하락이다. 공동출하회 판로는 농협과의 거래,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출하, 대형마트 출하인데, 올해는 모두 판매가 원활하지 않다. 날씨가 덥지 않은 탓에 발주가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음성 지역은 수박 후작으로 대추방울토마토를 농사짓는 회원들이 많다 보니 수박 정식 시기가 비슷해 더더욱 문제가 됐다.
“발주는 줄었는데 전국에서 수박 물량은 쏟아져 나올 시기라 걱정이 많죠. 회원들 농장에 가보면 지난해보다 당도며 품질이 훨씬 좋아진 터라 더더욱 아쉬움이 많아요. 임원진과 함께 판로 확장에 힘을 쏟고 있어요.”
노동력 덜 들고, 공간 활용도 높은 수직 재배 시범 도입
이재린 대소농협 공동출하회장은 앞 작기엔 수박을 뒷 작기엔 방울토마토를 농사짓고 있다. 수박은 육묘장에서 모를 구매해 3월 20일께 정식한 후 100일 정도면 출하를 시작한다. 이후 일주일간 뒷 작기를 위한 밭을 준비하여 6월 25일쯤 방울토마토를 정식하고 2개월 뒤부터 수확해 11월 초에서 중순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중소형 수박을 쉽게 키울 수 있는 수직 재배 방식도 일부 면적에 도입해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음성군과 농촌진흥청,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보조금을 지원받는 ‘중소형 수박 생력화 수직 재배 시범사업’에 참여해 노동력은 줄이고 생산량은 늘리자는 목표다. 수박을 포복 재배로 지표면에서 키우면 노동 강도가 세고, 수박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서 하우스 내부에 2줄만 재배할 수 있다. 반면에 수직 재배는 줄기를 위로 올린 뒤 선반에서 수박을 키워 노동력이 덜 들고, 포복 재배보다 공간 활용도가 매우 높아 4줄을 재배할 수 있다.
“수직 재배는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맞춘 중소형 수박을 생산하는 재배 방식이에요. 생산량이 늘고, 노동력이 줄어드는 건 확실히 장점이죠. 방제 시 잎 뒷면에도 약제가 잘 묻는 것도 좋고요. 다만 아직 중소형 수박이 대형만큼 가격을 못 받는 점과 재배 시 선반에 맞춰 수박이 달리는 위치를 조절해야 하는 점은 아쉬움이 있어요.”
이 회장은 수직 재배로 생산한 중소형 수박의 가격을 더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도매시장에선 여전히 크기와 무게가 중요하므로 기존 3~4㎏가 아닌 5~6㎏까지 키워볼 계획이다. 이때는 1개 포기에서 3개 줄기를 키워내 이파리를 많이 만들어 영양분을 공급하게끔 한다. 더불어 포장에도 신경을 써 고급스러운 선물용으로 포장해 출하하여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면 최종적으로는 음성 특산품으로까지 발전시켜 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